간만에 포스팅

2학년 2학기가 바쁘다 바쁘다 말로만 들었는데 정말로 시간이 잘 안 나네요. 마의 순환기가 끝나고 외과 들어가니까 좀 한숨 돌릴 것 같아서 잡다한 포스팅 하나...


이어지는 내용

by 원두차 | 2009/10/30 18:30 | 학교 | 트랙백 | 덧글(0)

닥터몽 의대가다

학기중에도 동기들이 하는 얘기는 틈틈이 들었는데 어제 우연한 기회로 보게 됐습니다.

한줄평을 하자면...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고

전 개인적으로 소위 리얼 버라이어티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남의 사생활을 엿본다는 컨셉 자체도 마음에 안 들고 무엇보다 사생활이 궁금할 정도로 그 연예인들에게 호감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그래도 뭐 우.결 같은 경우는 재미없어 하면서도 나름대로 그냥저냥 보게 만드는 매력 같은 건 있었는데 이건 일반인의 눈으로 봐도 지겹기만 할테고, 게다가 의대생 입장에서 보면 mc몽이 아주 그냥 민폐로 똘똘 뭉친 민폐 덩어리라 눈살이 절로 찌푸려져서 더 못 봐 주겠더군요.

보는 내내 궁금했던 점은 대체 왜 하필 의대여야 했나? 였죠. 보니까 mc몽이 확실히 일반 대학에서는 나름 인기 끌 타입이더군요. 끼도 있고 재치도 있고 나이 많은데도 남들 사이에 끼어드는 것도 잘하고.

하지만 의대생 그것도 본1 입장에서 보면 그냥 민폐.

전 수업만 같이 듣는 줄 알았는데 보니까 학생 원룸에 쳐들어가고 차에 태우고 비오는날 한강 끌고 가고... 그날 보니까 과제도 있던데... 매일 학교에 남아서 족보 정리하기도 정신없을 애들한테 이게 무슨 만행입니까-_- 안 그래도 바쁜 본1 괴롭히지 마시죠.
그런 짓 안 해도 매일 수업 들락날락하고 카메라 왔다갔다 하고 정신사나울 텐데. 차라리 예과 수업을 듣든가...

보면서 제일 어이가 없었던 건 병리 수업 시간 다 끝나가는데 자기가 발표한답시고 어이없는 개그 치면서 쉬는 시간 잡아먹는 거랑, 수업 듣고 보고서 내야 하는데 그걸 도서관에서 옆에 앉은 여학생 보고 타이핑 쳐라 책 찾아와라 책 꽂아놔라 처음부터 니가 했으면 됐잖아 이딴 소리나 하고 앉아있는거-_- 그 여학생 분명 간호대겠죠. 의대생이었으면 부탁(그런 것도 부탁이라 할 수 있다면) 들어주는 건 고사하고 도서관에 mc몽이 앉아있는걸 본 순간 짐싸들고 윗층으로 올라갔겠지...

게다가 뭐야 그래놓고 의과대학 학생이다 실습생이다 깐죽거리는데 보니까 CT랑 MRI 차이점도 모르고 뼈 이름(그것도 skull 몇개만) 몇 개 아는 것 가지고 잘난척하던데 참... 다 좋은데 그걸 갖고 자기가 의과대학 다니는 학생이라고 자처하기는 좀 너무 민망하지 않나요. 그냥 방송 때문에 의대 견학 와 봤다는 정도지 왜 그렇게 가는 데마다 학생이라는걸 강조하는지 모르겠음.
뭐 수업도 듣고 시험도 치고 한다는데 수업 뭐 그거 알아듣긴 하나요. 맨날 잘게 뻔하고 시험도 고작 장기 몇 개 외우는 거던데. 솔직히 그건 일반인도 알겠다ㅋㅋㅋㅋㅋㅋ

학교 입장에서도 자기네 시설장비 홍보 때문이 이 멍청한 기획 받아들인 것일 텐데 아니 누가 서울성모병원 좋은거 모르나요ㅋㅋ 못 가서 못 가는 거지. 그리고 말인데 다빈치 그거는 우리학교 병원에도 있거든... 전국 대학병원이 40여개밖에 안 되는데 그 중 20개 있는거면 반이나 있는 건데 뭐...

여튼 기획부터가 총체적 난국. 카대 본1들이 불쌍하네요.
방송 그 자체로 봐도 재미 없고, 본인은 괜히 (비위도 약한데) 시험치고 하느라 고생만 하고, 학생들한테도 민폐고. 왜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본1을 만만히 본 탓이 크겠죠. 의대 힘들다 힘들다 하는 게 말로만 그러는 게 아닌 것을...

좀더 막말 해보자면 신성한 의대 수업장 흙발로 들어오지 말고 껒.

by 원두차 | 2009/06/30 14:36 | 감상 | 트랙백 | 덧글(16)

곧 종강

호흡기학도 끝났고... 신장요로학 2차 시험도 끝

신장 3차 치면 종강이네요. 소화기학부터 시작해서 긴 2학년 1학기였습니다

방학이 와서 좋음과 동시에 벌써부터 2학기가 더 빡셀 것 같아서 좀 두렵기도 하고


신장요로학 생리는(+면역학도) 재밌었는데 각론 들어가니까 신증후군이다 AGN이다 RPGN이다 분류가 헷갈려서 힘들더라고요.

임상 교수님들이 들어와서 국시 얘기를 하니까 왠지 수능이 멀고 두렵게만 느껴지던 고1때로 돌아간 기분입니다. 지금은 아니지만 내년에 실습 돌면 이제 빼도 박도 못할 예비의사겠구나 싶은...

그나저나

요새 조직학 사진이 자꾸 징그러워서 미치겠네요. 원래 구멍이 듬성듬성 많이 뚫린 거(ex.연근) 무서워하는데 renal 단면 조직사진 tubule이 딱 그런 모양이라서...
게다가 오늘 비뇨기과학 들었는데 남성 요도 단면 해면체가 슬라이드 화면 가득 펼쳐지는데 진짜 징그럽고 무서워서 똑바로 쳐다보질 못했습니다;;

조직병리에 관심 많았는데 이런 사진들을 계속 봐야 한다면 좀더 생각해봐야 할지도...

카데바도 벌레도 한 번도 무서워해 본 적 없는데 거참 이상한 게 무서워서 당황스럽군요 ㅜㅜ

by 원두차 | 2009/06/10 17:10 | 학교 | 트랙백 | 덧글(0)

음... 호흡기학

내과는 어렵습니다. 내과의사가 공부하고 고생하는 것에 비해 사람들이 내과의사를 만만하게 보는 것 같아요.
친구한테 "고작 내과의사 되려고 사람들이 의대에서 그 고생을 하냐?" 라는 말을 듣고 잠시 대답할 말을 찾지 못했음... 얌마 내과는 메이저 중의 메이저요 왕 중의 왕이거든?ㅠㅠ

하여간

소화기학은 그래도 뭔가 잡힐듯 말듯한 기분이었다면

호흡기학은 손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 같네요...-_-)

말 그대로 dead space에 머물렀다가 그대로 빠져나가는 공기 같달까?

그냥 내과 수업을 들어도 어려운데 거기다 흉부 엑스레이... 음...^^;... 노말을 봐도 노말인지 모르면서 병변을 열심히 외우는 것이 본2의 숙명(?)이려니...

기초는 그래도 고등학교 때 배운 생물이랑 조금이라도 연결되는 면이라도 있었는데 임상은 지금까지 해왔던 공부랑 방식이 전혀 딴판인데다 병 이름 외우는 게 고역입니다. 누구나 하는 변명이지만 저도 암기보단 이해가 더 특출난(?) 타입이라 들으면 이해했다가도 돌아서면 까먹고 돌아서면 까먹고... 뭐 그건 진짜로 이해한 게 아니라고도 하고, 공부의 끝은 암기라고도 하지만, 기전은 기억나는데 용어가 기억이 안 나서 못 쓰면 좀 억울한 기분도 들고요. 하긴 달랑 세 글자인 사람 이름도 잘 못 외우는데 그 수많은 병 이름들이 다 기억날 리가... 고유명사에 강한 사람이 부럽습니다.ㅠㅠㅠ

하지만 그래도 전 한 번만 보면 다 외우는 순간기억능력자보단, 차라리 기발하고 천재적인 방법으로 미해결 명제를 증명하는 수학천재가 되고 싶네요. 한낱 컴퓨터도 인간보다 훨씬 뛰어나게 할 수 있는 단순 암기 따위... ㅠㅠㅠ
물론 그런 것들을 열심히 외우고 익혀서 환자들에게 올바르게 베풀 수 있는 게 좋은 의사겠지만, 전 아무리 생각해도 그런 생활에 재미를 못 느낄 것 같습니다. 하고 싶은 거 마음대로 해 보고, 터무니 없는 가설도 세워보고, 과감한 시도도 해 보고, 물론 수많은 실패를 하겠지만 그 끝에 있는 하나의 성공을 위해서라면 그 과정조차도 힘들게 느껴지지 않는... 그런 삶이 보람있어 보여요. 몇 날 몇 일을 고민하고 실패한 끝에 새롭고 기발한 방식으로 수학 문제를 풀어냈을 때의 성취감이랄까요. 하지만 의사가 함부로 그런 짓을 하면 큰일나겠죠^^;;;

사실 가장 큰 문제는 언제 그 성공이 있을지 모르는데 그 수많은 실패를 언제까지고 지켜봐줄 수 있는 사람이 세상에 어딨냐는 거겠죠.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에 대한 보증수표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거고... 물론 지금 하는 공부들은 다 알아야 하는 것들이기도 하고요^^;

그냥 해야 하는 공부라는 건 알지만 그 수많은 병을 외우는 게 너무 힘들어서... 잠깐 푸념해 봤습니다. 차라리 같은 암기라도 생화학에서 glycolysis나 Krebs cycle 외울 때가 더 재미있었어.......ㅠㅠㅠㅠㅠ

by 원두차 | 2009/05/19 01:29 | 학교 | 트랙백 | 덧글(2)

제발 막말하지 말았으면

길게만 느껴졌던 소화기학이 드디어 끝났네요.
상하부 위장관과 간담도췌를 1쿼터에 끝!! 이라니 사실은 말도 안 되죠ㅠ.ㅠ 이번 소화기학 하면서 제 머릿속에 제일 많이 남은 거라곤 "내시경 좀 짱인듯" "한약 조심" "췌장은 무서운 장기" 정도...? 뭔가 이상한 상식들만 얻어가고 정작 병에 대해서는 아는게 없네요(...)

다음은 호흡기학... 인데 그에 앞서 지금은 임상특과라고 해서 마취과나 핵의학 같은 국시에는 안 나오지만 일단 알긴 알아야 할 것 같은(??) 과목들을 배우고 있습니다.
수업 들어보면 PET 쪽도 꽤 전망이 있는것 같더군요. 하긴 요샌 영상의학과가 인기라지... 중고등학교 때 뇌에 관한 책들을 읽으면서(베르나르 베르베르 소설이나 교양과학서적 같은) Neurology 쪽도 재미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본3 선배들이 신경학 때문에 찌들어 있는걸 보면 역시 현실은 암담하구나 싶기도 하고요.

***

영국에 놀러갔던(본인은 유학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그게 유학이냐... 놀러간거지-_-) 친구가 하필이면 시험기간에 한국에 왔는데 그때 예방+소화기 종합고사 때문에 한창 타고있을 때라 몇 주 안 놀아줬더니 삐졌길래... 어제 거의 하루종일 투자해서 놀아줬습니다.

근데 그때 나눈 얘기중에 그녀석이 HPV 예방주사를 맞을까 말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그 친구 아는 사람 중에 한의대 다니는 사람이 "야 어떻게 주사로 암을 예방하냐? 그게 말이 되냐... 의사들이 돈이 안 벌리니까 괜히 쓸데없는 예방주사나 만드는 거야. 절대 맞지 마. 의사들은 다 사기꾼이야" 라고 했다더군요.

음... 어이가...^^
Human papilloma virus 감염이 cervical ca. 와 상관관계가 있음이 밝혀졌고 HPV 예방주사가 현재 유일하게 암 예방에 효과가 있는 주사로 공인되었다는 사실은 학부생인 저도 그렇지만 의료계와 관계없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상식 아니던가요-_- 패션잡지에도 광고나 기사가 나고 그러던데.
그 얘기 처음 들었을 땐 진짜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어서 말이 안 나왔는데 대체...

아니 저도 의대를 다니긴 하지만,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한의를 별로 믿지 않는 편이지만 한의사들은 다 사기꾼이라는 둥 근거 자체가 말도 안 된다는 둥 하고 대놓고 말하진 않거든요^^;;;;; 어쨌든 나름의 논리가 있고 철학이 있고 존중받을 부분이란 것도 존재한다고 생각하는데...
법적 제도나 체계면에 있어선 양의보다는 느슨한 게 사실이고 연구가 부족한 것도 사실이고 보완할 부분이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교수님이 보여주신 케이스 사진에서 한약 봉지 x-ray 사진이 하얗게 나온 거 보고(납;;) 기겁했더랬죠. 저러고도 그 한의사가 고소 안 당하고 그냥 넘어갔다는 얘기를 듣고 좀 충격이-_-; 양의 같았으면 벌써 약 회수 들어가고 난리가 났을 텐데.

어쨌든 확실히 알지도 못하면서 근거도 없이 말도 안 된다는 둥 사기꾼이라는 둥 몰아붙이는 게 기분이 정말 좋지 않더군요. 잘 모르고 자기가 안 믿으면 또 그걸로 그만인데 왜 다른 사람한테 이건 순 사기야~ 하고 호도하고 다니는지-_- 하지만 이런 것도 일반인들 보기엔 양의랑 한의는 서로 욕하고 물어뜯기 바쁘고 밥그릇 싸움 하기 바쁘다... 로 비춰지겠죠.

저도 몇 번 한의대 다닌다는 사람하고 얘기해본 적도 있고 부모님한테 끌려간(?) 한의원에서 한의사 선생님들 얘기도 들어본 적이 있지만 언어랑 체계가 너무 달라서 말이 잘 안 통하는 부분이 많아요. 전 예과 때 한의학 개론 시간에 음양오행이랑 경락 위치나 좀 배우다 말았기 때문에 한의학에 대해서는 아는 것도 별로 없고^^; 어쨌거나 사기꾼이다 아니다 함부로 말할 처지가 못 되는데, 한의학 쪽에서도 마찬가지로 모르면 모르는 거지 의사들은 다 사기꾼이라느니 하는 소리는 좀 하지 말았으면 좋겠네요. 다들 나름의 근거를 가지고 사람을 치료하는 건데 말입니다. 자기가 알고 있는 것만이 제일이라고 생각하나 보죠? 좀 겸허해 졌으면 좋겠습니다.
저 친구의 친구라는 사람도 지금은 한의대생이지만 곧 한의사로서 개업할거고... 제가 만약 한의원 갈 일이 있어도 저 사람한테는 절대로 가고 싶지 않네요.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근거도 없이 남을 사기꾼으로 몰아붙이는 사람이 한의든 양의든 제대로 된 의술을 펼칠 수 있겠습니까.-_-

그냥 답답해서 한줄 끄적해봤습니다. 이번 주말이 지나면 또 좋은 시절도 끝이네요. 본1만 넘기면 편하다고 한 사람 누구야ㅠㅠ 전 오히려 1학년보다 2학년 때가 더 힘든 거 같아요...

by 원두차 | 2009/04/19 19:23 | 학교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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